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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TF 기본 용어 배우기 (상)

by 놀당 2025.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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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기본 용어 배우기 (상)

옛날 강가의 장터에는 바구니를 파는 상인이 있었고, 그 바구니를 잘 고르기 위해서는 낯선 단어들을 알아야 했다.

서점

사람들은 처음엔 그 말들이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곱씹어보니 다 일상의 경험과 닮아 있었다. 오늘은 ETF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기본 용어들을 상편으로 나누어 하나씩 풀어본다.

지수(Index): 장터의 지도

장터는 넓었고, 과일은 많았다. 손님이 이곳저곳을 다니며 과일 값을 일일이 확인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큰길만 모아 만든 지도를 사용했다. ETF에서 말하는 지수(Index)가 바로 이 지도다. 한국의 대표 기업 200개를 모아 놓은 길이 ‘KOSPI200’, 미국의 큰 기업 500개를 모아 놓은 길이 ‘S&P500’이다. 지수는 시장 전체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다. ETF는 이 지도를 따라 바구니를 채운다. 지도의 이름을 보면, 그 바구니가 어떤 길을 따라갈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지수를 이해하는 건 ETF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추종(Tracking): 그림자처럼 따라가기

ETF는 지수라는 사람의 그림자를 따라 걷는다. 햇살이 바르게 비치면 그림자는 발끝에 바짝 붙지만, 바람이 불면 그림자가 흔들린다. ETF도 마찬가지다.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려 하지만, 바구니를 새로 채우는 타이밍이나 비용 때문에 조금 어긋나기도 한다. 이것을 추적오차(Tracking Error)라고 부른다. 즉, ETF는 시장을 따라가지만 완전히 똑같진 않고, 약간의 차이가 생긴다. 중요한 건 그림자가 지나치게 멀어지지 않도록 살펴보는 것이다.

NAV(순자산가치): 바구니 속 과일의 진짜 값

칠판에 주식에대해 알려주고 있는 여성

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 속에 들어 있는 사과와 배, 바나나 값을 모두 합치면 얼마일까? 그것이 바로 NAV(순자산가치)다. ETF의 NAV는 바구니 안 주식들을 전부 꺼내 하나하나 값어치를 계산한 값이다. 하지만 장터에서의 실제 바구니 가격은 다를 수 있다. 어떤 날은 더 비싸게 팔리고, 어떤 날은 할인된 값에 팔리기도 한다. 이 차이가 바로 괴리율이다.

괴리율(Premium/Discount): 속값과 시장값의 차이

바구니 속 과일 값을 다 합쳤더니 10,000원이었다. 그런데 장터에서는 그 바구니를 10,500원에 팔기도 하고, 9,800원에 팔기도 한다. 이 차이가 괴리율이다. 사람이 많아 북적이는 장터에서는 값이 들쭉날쭉하기 쉽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괴리율이 너무 큰 바구니는 조심한다. 속값과 시장값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바구니일수록 믿음직스럽다.

보수(Expense Ratio): 바구니 포장비

바구니는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상인이 과일을 고르고, 바구니를 엮고, 포장하는 데 손이 간다. 그 품값이 바로 보수(운용 보수, Expense Ratio)다. 바구니 하나에는 작은 표찰이 붙어 있는데, “연 0.3%” 이런 식으로 표시된다. 이는 바구니 값의 일부를 포장비로 떼어 간다는 뜻이다. 표찰 숫자가 작을수록, 투자자는 더 많은 과일을 자기 집에 가져올 수 있다.

거래량(Volume): 북적이는 장터의 발걸음

어떤 골목은 늘 사람들로 붐비고, 어떤 골목은 조용하다. 붐비는 골목에서는 흥정이 금방 끝나지만, 한적한 골목은 물건을 사려 해도 상대가 없어서 시간이 걸린다. ETF에서도 이와 비슷하다. 거래량(Volume)이 많으면 사고팔기가 쉽고 빠르다. 거래량이 적은 ETF는 사고 싶어도 제값에 팔아 줄 사람이 없어 곤란해질 수 있다.

스프레드(Spread): 흥정의 간격

장터에서 손님은 “이 바구니 10,000원에 사겠다” 하고, 상인은 “나는 10,200원에 팔겠다” 한다. 이 차이가 스프레드(매수–매도 호가 차이)다. 사람이 많은 골목은 스프레드가 좁아 흥정이 금방 끝난다. 그러나 한적한 골목은 차이가 커서, 손님도 상인도 지치기 쉽다. 그래서 ETF를 살 땐 거래량뿐 아니라 스프레드도 함께 본다.

분배금(Dividend): 계절마다 돌아오는 수확

마을 사람이 한 손에 과일 바구니를, 다른 손에 ETF 체크리스트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

과수원에서는 계절마다 과일을 수확한다. 바구니를 산 손님은 그 수확의 일부를 봉투에 담아 받는다. 이것이 분배금(배당금)이다. ETF도 일정 기간마다 분배금을 준다. 어떤 바구니는 매 분기마다, 어떤 바구니는 1년에 한 번 준다. 분배금을 다시 바구니에 넣으면, 시간이 갈수록 바구니가 더 풍성해진다. 이것을 재투자라 한다. 분배금은 ETF가 주는 작은 보너스 같은 것이다.

결론: 단어는 길의 표지판

지수는 장터의 지도이고, 추종은 그림자 따라 걷는 것이며, NAV는 바구니 속 진짜 값이다. 괴리율은 속값과 장터값의 차이, 보수는 포장비, 거래량은 발걸음의 수, 스프레드는 흥정의 간격, 분배금은 계절 수확의 나눔이다. 낯선 단어들을 알면 길이 훨씬 익숙해진다. 오늘 서재에서 배운 단어들을 기억한다면, ETF라는 바구니는 더 이상 낯선 물건이 아니라 손에 익은 장바구니가 된다. 내일 장터에 나가면, 당신의 걸음은 훨씬 가벼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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