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3편: 테마 ETF, 유행 따라가도 괜찮을까?
솔직히 저도 투자하면서 가장 많이 흔들렸던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테마 ETF”를 봤을 때예요. 전기차, 메타버스, 로봇, 인공지능… 이름만 들어도 뭔가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특히 뉴스에서 “미래 먹거리”라며 대서특필할 때면, 마음이 괜히 조급해집니다. “아, 나만 이 기회를 놓치는 거 아닐까?” 오늘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테마 ETF를 유행처럼 따라가도 괜찮은지 차분히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테마 ETF, 왜 이렇게 매력적으로 보일까?
저는 처음에 메타버스 ETF 광고를 보고 솔직히 가슴이 뛰었습니다. “앞으로 세상은 메타버스로 간다는데, 이걸 안 사면 바보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됐죠. 테마 ETF는 본질적으로 특정 산업·트렌드에 집중된 상품이라, 당장은 화려해 보여도 변동성이 굉장히 크다는 사실을요.
생각해 보세요. 유행하는 카페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과 같습니다. 다들 들어가 보고 싶고, 사진 찍고 싶죠. 그런데 몇 달 지나면 그 카페가 조용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테마 ETF도 마찬가지예요. 투자자들이 몰릴 때는 가격이 빠르게 오르지만, 열기가 식으면 수익률도 가파르게 식습니다.
2. 제가 직접 해본 경험담
제가 직접 테마 ETF에 투자했던 건 2년 전이었습니다. 그때는 “친환경·전기차”가 핫했죠. 그래서 적지 않은 돈을 넣었습니다. 처음 몇 달은 정말 짜릿했어요. 수익률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니, 저도 괜히 미래를 선점한 것 같은 우쭐함이 들더군요.
하지만 불과 반년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금리 인상, 경기 둔화가 오자 전기차 섹터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ETF 가격도 반 토막이 났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테마 ETF는 한순간의 반짝임일 수 있구나.” 물론 아직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섹터이긴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변동성을 보여주었습니다.
3. 장점: 미래 성장성에 올라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테마 ETF가 나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래 성장산업에 발을 담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I 테마 ETF”라면, 개별 기업을 고르지 않아도 AI 관련 기업들을 한 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주식 초보 입장에서는 복잡한 분석 없이 트렌드에 올라탈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또한 시장 전체가 보합이어도 특정 테마는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마치 전 세계 여행이 주춤해도 특정 지역(예: 제주도, 발리)이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것처럼요.
4. 단점: 집중 투자, 변동성, 그리고 유행의 수명
문제는 집중 투자에 있습니다. 테마 ETF는 소수의 기업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 테마가 흔들리면 전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또 시장에서 관심이 줄면 거래량도 줄어들어 사고팔기가 어려워집니다.
특히 무서운 건 유행의 수명입니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2차전지… 이런 키워드는 크게 떴다가, 또 어느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물론 몇몇은 다시 부활할 수 있지만, 시기를 잘못 맞추면 긴 시간 손실을 감내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뉴스가 시끄러울 때 들어가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5.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게 답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결론은 간단합니다. 테마 ETF는 메인 요리가 아니라, 곁들임 반찬처럼 다뤄야 한다는 겁니다.
즉,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보다는 10~20% 정도로 제한하는 겁니다. 메인 투자(예: S&P500, KOSPI200 같은 시장 대표 지수)는 안정적인 국내·해외 ETF로 잡고, 테마 ETF는 “양념” 정도로 가져가야 합니다. 그래야 유행이 꺼져도 전체 포트폴리오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결론: 조급함을 내려놓자
테마 ETF는 솔직히 매력적입니다. 남들이 다 말하는 키워드, 뉴스에 크게 등장하는 산업… 그 유행을 놓치면 뒤처질까 두려운 마음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투자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질주가 아닙니다. 조급함에 휩쓸려 뛰어들면 손실도 그만큼 커질 수 있습니다.
저라면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메인 ETF로 안정적인 뼈대를 만들고,
- 테마 ETF는 제한된 비중으로,
- 유행이 아니라 내 기준에 맞게 선택한다.
혹시 지금 “나도 테마 ETF에 들어가 볼까?” 고민 중이라면, 꼭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이건 내가 진짜 확신이 있어서 들어가는 건가, 아니면 남들이 다 얘기하니까 불안해서 들어가는 건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당신의 선택은 훨씬 현명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