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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전략 13편: 위기 속 ETF, 지킬 것과 버릴 것

by 놀당 2025.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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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전략 13편: 위기 속 ETF, 지킬 것과 버릴 것

투자를 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시간이 있다. 갑작스러운 금융 위기, 팬데믹, 지정학적 충돌 같은 사건들 말이다. 그럴 때 내 계좌는 롤러코스터를 넘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처음 ETF를 시작했을 때 나는 “분산 투자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위기 앞에서는 그 말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깨달았다. 이 글에서는 내가 위기 속에서 어떤 ETF를 지켰고, 어떤 ETF를 버렸는지,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솔직하게 풀어내고자 한다.

1. 처음 맞은 폭풍, 공포와 혼란

어두운 사무실에서 여러 개의 대형 화면에 붉게 하락하는 주식 차트를 바라보는 트레이더의 사실적인 장면

코로나 팬데믹 초기, 주식시장은 연일 폭락했다. 내 계좌도 예외가 아니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마이너스 숫자가 몇 퍼센트 더 늘어나 있었다. 나는 두려웠다. ETF라면 안전하다고 믿었지만, 화면 속 계좌는 붉은색 바다였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정리해야 할까?” 바로 그 질문이 나의 리밸런싱뿐만 아니라 투자 전체를 다시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었다.

2. 지켜야 할 ETF, 버텨야 할 이유

위기 속에서도 끝내 지켜야 할 ETF가 있었다. 대표적인 건 광범위한 시장을 추종하는 지수 ETF였다. 예를 들어 S&P500 ETF나 코스피200 ETF 같은 상품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위기는 언젠가 지나가고, 경제는 회복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시장은 V자 반등을 보였다. 그때 장기 지수 ETF를 들고 있었던 사람들은 손실을 빠르게 회복했고, 오히려 새로운 수익 기회를 잡았다. 나는 그 경험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ETF가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3. 버려야 할 ETF, 무거운 짐이 된 선택들

반면, 끝내 버려야 했던 ETF도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레버리지 ETF테마 ETF였다. 위기 상황에서 변동성이 커지면 레버리지는 손실도 두 배로 확대된다. 나는 한때 반도체 레버리지 ETF를 들고 있었는데, 시장이 -5% 빠지자 내 계좌는 -10% 이상 떨어졌다. 며칠 만에 원금이 크게 훼손되자 결국 손절할 수밖에 없었다.

테마 ETF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기차, 클린에너지, 바이오 같은 화려한 이름에 끌려 매수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사람들의 관심과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ETF 가격은 급락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위기 속에서는 화려한 꿈보다 현실적인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4. 위기를 견디는 방법, 마음의 리밸런싱

단순히 어떤 ETF를 지키고 버리는 것만이 답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건 내 마음의 리밸런싱이었다. 위기 때 계좌를 열어보면 누구라도 흔들린다.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말했다. “내가 처음 이 ETF를 샀을 때의 이유가 지금도 유효한가?”

만약 유효하다면 지켰다. 예를 들어, 미국 대형주 ETF는 여전히 장기 성장 가능성이 있었기에 보유했다. 반대로 처음부터 단기 유행을 노리고 산 ETF는 그 이유가 무너졌기에 과감히 정리했다. 결국 지킬지 버릴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처음의 투자 이유가 여전히 살아 있는가였다.

5. 교훈: 위기는 필터다

돌아보면 위기는 나를 괴롭히는 존재였지만, 동시에 계좌를 정리해 주는 필터이기도 했다. 필요 없는 ETF는 정리되고, 진짜 중요한 ETF만 남았다. 덕분에 이후 회복장이 왔을 때 계좌는 더 단단해졌다.

나는 이제 위기가 두렵기만 하지 않다. 물론 손실은 여전히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안에서 계좌를 다듬을 수 있고, 더 나은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오겠지만, 나는 그때마다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분명히 나눌 것이다.

결론: 위기 속 투자자의 선택

잔잔한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고, 부두에 서서 노트를 들고 있는 사람의 사실적인 장면

ETF 투자는 평온할 때보다 위기 속에서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지킬 것은 지키고, 버릴 것은 버리는 선택이 결국 계좌를 지킨다. 나는 그 과정을 거치며 비로소 투자자가 된 기분을 느꼈다.

위기 속에서 ETF는 나에게 두 가지 얼굴을 보여줬다. 하나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든든한 자산, 또 하나는 무거운 짐이 되는 위험한 선택. 중요한 건 어떤 얼굴을 내 계좌에 남길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그리고 그 답은 결국 내 원칙과 태도에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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