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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전략 12편: ETF와 리밸런싱, 언제 갈아타야 할까?

by 놀당 2025.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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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전략 12편: ETF와 리밸런싱, 언제 갈아타야 할까?

ETF 투자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단순하다. 사서 오래 들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생각이 복잡해진다. 주식 비중이 불어나고, 채권이나 현금은 줄어들고, 특정 섹터 ETF는 너무 많이 오른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리밸런싱이다.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헷갈린다. 나 역시 이 문제로 수없이 고민했고, 몇 번의 실수와 교훈 끝에 조금은 명확한 원칙을 세울 수 있었다.

1. 리밸런싱, 처음엔 낯설고 불편했다

처음 리밸런싱 개념을 접했을 때 나는 솔직히 고개를 갸웃했다. “잘 오르고 있는데 왜 굳이 팔아야 하지?”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게다가 줄어든 자산을 채워 넣으라는 말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주식이 올라서 비중이 커졌다면 그걸 팔고 채권을 사라는 건데, 그건 마치 달리는 말에서 내려 안전한 당나귀를 타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몇 번이나 망설이다 결국 실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문제는 분명해졌다. 포트폴리오의 균형이 무너져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주식 70%, 채권 30%였는데 어느새 주식 85%, 채권 15%가 되어 있었다. 시장이 좋을 때는 몰랐지만, 조정이 오자 계좌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였다. 그때서야 리밸런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2. 첫 실행, 마음은 흔들렸지만 원칙이 나를 지켰다

나는 미국 시장이 활황일 때 처음으로 리밸런싱을 시도했다. 이미 주식 비중이 크게 늘어나 있었고, 원칙대로라면 일부를 팔고 채권을 보충해야 했다. 그러나 마음은 쉽지 않았다. 더 오를 수도 있는데 팔아야 한다는 게 두려웠다.

결국 나는 원칙을 따르기로 했다. 일부 주식을 정리하고 채권 ETF를 샀다. 놀랍게도 몇 주 뒤 증시는 조정을 받았고, 나는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을 수 있었다. 그 경험은 내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리밸런싱은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술이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안전벨트라는 것이다.

3. 언제 리밸런싱을 해야 할까?

리밸런싱의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나는 몇 가지 기준을 정했다.

  • 정기적 리밸런싱: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비중을 조정한다.
  • 비율 기준 리밸런싱: 특정 자산이 원래 목표 비율에서 ±5% 이상 벗어나면 조정한다.
  • 상황 기반 리밸런싱: 금리 급등, 경기 침체, 또는 개인적인 자금 수요가 생겼을 때.

4. 장점과 불편한 진실

리밸런싱의 장점은 분명하다. 계좌가 한쪽으로 쏠리는 걸 막아주고, 변동성을 줄여준다. 올라갈 때 일부 차익을 실현하고, 내려갈 때 싸게 사는 효과도 있다. 나는 이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하지만 리밸런싱이 항상 기분 좋은 건 아니다. 상승장이 길게 이어지면 “괜히 팔았다”는 후회가 남는다. 반대로 하락장이 지속되면 채권 비중을 늘린 게 아쉽게 느껴진다. 결국 리밸런싱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는 장치라는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나는 이 점을 몇 번이고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았다.

5. 나만의 원칙 만들기

여러 시행착오 끝에 나는 나만의 리밸런싱 원칙을 세웠다.

  1. 연 2회, 반드시 계좌 점검
  2. 자산 비율이 ±5% 이상 벗어나면 무조건 조정
  3. 인생의 큰 이벤트가 있으면 포트폴리오 구조 재정리

이 규칙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단순하기 때문에 지키기 쉽다. 무엇보다 “원칙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 마음을 지켜줬다. 시장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이 원칙 덕분이었다.

결론: 수익보다 중요한 건 균형

고전적인 저울 위 한쪽에는 동전이 쌓여 있고, 다른 쪽에는 주식 시장 차트가 놓여 있으며, 사람이 신중하게 저울을 맞추는 사실적인 장면

ETF 투자에서 리밸런싱은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 단순한 습관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게 되었다. 수익은 시장이 주기도 하지만, 균형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리밸런싱은 내 계좌의 안전벨트다. 충돌을 완전히 막아주지는 않지만, 충격을 줄여준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나는 장기 투자라는 긴 여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앞으로도 나는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원칙을 놓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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