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7편: ETF와 인버스, 하락장에 베팅하는 용기와 두려움
시장은 언제나 오르고 내린다. 오를 때는 모두가 미소 짓는다. 그러나 내리기 시작하면 계좌는 붉게 물들고, 뉴스에는 ‘폭락’이라는 단어가 가득하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그 순간 두려움에 휩싸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그 하락장에서 웃을 수 있는 도구가 있다. 바로 인버스 ETF다. 지수가 떨어질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면 그 속에는 사람의 심리, 용기와 두려움이 얽혀 있다.
1. 인버스와의 첫 만남
나는 인버스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마치 새로운 문을 연 기분이었다. “지수가 떨어질수록 수익이 난다”는 말은 기존에 내가 알던 투자 상식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주식 시장에서 내 상식은 단순했다. 오르면 이익, 내리면 손실. 그런데 인버스는 이 공식을 뒤집는다. 모두가 하락을 두려워할 때, 나는 오히려 계좌를 보며 웃을 수 있었다.
처음 시도는 소액이었다. 어느 날 지수가 -2% 떨어진 날, 내 계좌에는 파란색 수익률이 찍혔다. 다른 투자자들은 “또 떨어지네”라며 한숨을 내쉴 때, 나는 속으로 안도했다. 묘한 쾌감이었다. 그러나 곧 불안도 찾아왔다. “혹시 내가 반대로 가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다.
2. 공포와 안도의 줄다리기
인버스를 들고 있던 시절, 매일 아침 뉴스를 보는 습관도 달라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시 급락’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고 마음이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안도했다. 내 계좌가 파랗게 웃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 기묘한 감정은 오래 가지 않았다. 다른 이들의 손실 속에서 내가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은 늘 마음 한켠을 무겁게 했다. 투자에서 이익과 손실은 결국 누군가의 선택의 결과임을 머리로는 알았지만, 감정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3. 인버스의 함정
인버스는 단기 하락장에서는 유용하다. 그러나 반등이 시작되면 그 칼날은 오히려 나를 향한다.
나는 실제로 이런 경험을 했다. 큰 하락이 있었고, 내 계좌는 기분 좋은 파란 불빛으로 가득했다. “조금만 더 버티자”라는 마음이 나를 붙잡았다. 그러나 다음 날 시장은 반등했다. 하루 전의 수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계좌는 붉게 물들었다.
휴대폰 화면을 보며 손가락은 매도 버튼 위에서 망설였다. “오늘만 더 버티면 다시 떨어질 거야.” “아니야, 지금이라도 손실을 줄여야 해.” 머릿속에서 두 목소리가 싸웠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화면만 바라봤다.
4. 배운 교훈
나는 인버스를 경험하며 배웠다. 인버스는 장기 투자용이 아니다. 매일매일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하면 오히려 손실이 누적된다. 단기적으로는 방패가 되지만, 오래 들고 가면 독이 된다.
지금 나는 인버스를 일종의 안전장치처럼만 쓴다.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잠시 방어용으로 들고 있다가, 방향이 바뀌면 미련 없이 내려놓는다. 오래 붙잡는 순간, 욕심이 된다. 그리고 그 욕심은 늘 손실로 돌아왔다.
결론: 용기와 두려움의 균형
인버스 ETF는 단순한 하락장 수익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용기와 두려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다.
나는 종종 이런 장면을 떠올린다. 깊은 협곡 위에 걸린 외나무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는 사람. 발밑은 아득히 깊고, 바람은 거세게 분다. 앞으로 나아가는 건 용기지만, 동시에 두려움이 발목을 잡는다. 인버스 투자는 바로 그 다리를 걷는 것과 같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시장이 아니라, 그 길을 걷는 나의 태도였다.